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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EP를 만나다_#9 이재문 대표 (히든시퀀스) : 다르게 간다, 그게 나의 길이다
  • 관리자
  • 작성일 : 2022.12.15 17:29
  • 조회 수 : 855

다르게 간다, 그게 나의 길이다



한국 드라마 EP를 만나다_episode 09

이재문 대표 | 히든시퀀스

2005MBC의 추석특집극으로 최초방영된 뒤, 2007년 케이블 채널 MBC 드라마넷에서 부활해 케이블 드라마 최초로 시청률 4%를 넘긴 시즌제 드라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과학수사대라는 신선한 설정, 당시로선 흔치 않은 시즌제 드라마로 세계 4대 방송 프로그램 페스티벌로 불리는 몬테카를로 TV페스티벌 본선에 올랐으며, 일본에도 수출돼 KNTV에서 방영됐다. 이제는 ‘4천만 배우가 된 류승룡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기도 한 이 작품의 제목은?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2020년 여름, 아직 <오징어게임>이 태어나기 전, 넷플릭스가 <킹덤> 시즌1, <인간수업>을 선 보였던 그때 한국 드라마산업 물 밑에서는 이미 변화의 큰 흐름이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OTT 플랫폼이 불러온 한국 영상산업 변화가 감지되던 초창기판의 변화를 먼저 감지하고, 빠르게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쪽은 몸이 가벼운 신생 제작사들이었습니다그 가운데 히든시퀀스도 있었죠. 

CJ ENM에서 <미생>, <시그널>을 프로듀싱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히든시퀀스 대표 이재문 PD30대 초반, 홀연히 조선과학수사대 <별순검> 시리즈를 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케이블TV, 그것도 지상파 프로그램 재방 전문 채널에서 자체 드라마를 만든다는 것은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시절이었어요. 2007, 변변한 지원 하나 없이 오직 패기와 열정으로 사극에 과학수사를 접목한 신선한 기획을 실현시킨 프로듀서가 바로 이재문입니다

대기업에서 독립해 제작사를 차린 지 6년째이재문 대표는 <구해줘> 시즌1,2<복수노트> 시즌1, 2 그리고 <이미테이션>에 이어 최근 <돼지의 왕>까지 색깔 있는 드라마를 꾸준히 만들어왔습니다. 그 사이 히든시퀀스는 게임 기업 크래프톤에서 투자를 받았고,  변영주 감독이 연출을 맡은 시리즈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20225, 더워지기 시작한 주말 서울 연남동 히든시퀀스 사무실에서 이재문 대표를 만났습니다.  

 


#한국 드라마 EP를 만나다_#9 이재문 대표 (히든시퀀스)

<구해줘> <돼지의 왕>
원작을 분해하는 색다른 쾌감


Q. 2020년 여름에 만났으니까 2년 만이네요. 그때 우리가 변화를 얘기했는데 그 사이 또 많이 바뀌었습니다. 어떤가요? 변화를 온몸으로 겪어 왔고, 또 느끼고 있을 것 같은데.

저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회사도 그렇고 드라마 산업계도 그렇고최근 3년간의 흐름이 앞선 30년보다 더 크게 변화무쌍한 시기였잖아요. 분기별로, 아니 매달 트렌드가 너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요. 제작 문화도 마찬가지구요. 그 사이 회사의 성장을 위해서 투자를 받았고, 그 돈으로 여러 작가들과 좋은 아이템을 개발해서 지금 약 20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매일 똑같이 회의하고 촬영 나가기를 반복한 것 같은데 확실히 2년 전하고 비교하면 아예 차원이 달라진 것 같아요

Q. 지난 3년 영상산업은 넷플릭스가 주도했습니다. 지금도 그런가요?

압도적이죠넷플릭스가 불러일으킨 파장이 워낙 커서 넷플릭스냐 아니냐로 나뉘어버린 것 같아요. 모든 레거시 미디어와 토종 OTT 전체를 다 합친 것보다 넷플릭스가 더 많이 빨아들였으니까요. 세계에서 바로 (성과가) 측정이 되니까 제일 좋은 대본들은 무조건 넷플릭스부터 보여주고, 넷플릭스 담당자들 만나기는 더 어려워졌죠. 예전에 대본 주면 바로 보고 답이 왔는데, 지금은 4개월, 5개월 이상 걸려야 피드백을 받는 수준으로 너무 밀려 있으니까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죠.

Q. 디즈니플러스,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해외 OTT 플랫폼과 웨이브, 티빙, 시즌, 왓챠 등 국내 OTT도 있습니다. 이들은 어떤가요?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는지요?

넷플릭스 외의 플랫폼은 피부로 확 느낌이 올 만큼 영향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웨이브나 티빙 같은 경우에 서서히 어느 정도의 매체력을 갖게 될 것 같고요. 또 티빙과 시즌의 합병 이슈도 있고요. HBO나 파라마운트 같이 유력한 글로벌 미디어와 손을 잡고 넷플릭스에 필적할 만한 콘텐츠들을 갖추는 등 이런 변화들이 무르익으면 뭔가 새로운 흐름을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얼마 전 <돼지의 왕>을 끝냈습니다. 제작자로서 전체적인 점수를 매긴다면?

85점은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원래 스튜디오에 피칭할 때 제시한 콘셉트가 새드 스릴러였어요한국형 새드 스릴러. 스릴러 하면 미국 드라마는 굉장히 파워풀하면서도 잔혹하고, 심지어 살인마를 예술가로 표현할 수도 있고 아트의 영역으로 가져갈 수도 있죠. 그렇다면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뭘까 생각했습니다<돼지의 왕> 폭력의 불편함이나 연쇄 살인마가 나오고 등장인물이 어린 시절에 불행했던 상황 속에서 격렬하게 부딪히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만의 정서, 슬픔이 계속 묻어 나오거든요. 그리고 누가 철저한 악인도 아니고, 철저한 피해자도 아니고 서로가 자라서 20년이 지났는데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일단 특이한 드라마, 아주 묘하게 19금 콘텐츠고 여러 가지 제약이 있고 장르적으로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요. 그런데 그걸 좀 참고 지켜봐주신 분들에게는 아주 색다른 쾌감을 줬다는,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이 드라마는 양적인 차원이 아니라 질적으로 접근을 했었고보신 분들한테는 만족도가 아주 높았어요. 감사하죠.

<돼지의 왕>2011년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단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무참한 학교 폭력을 함께 겪은 두 아이가 각각 연쇄 살인마와 강력계 형사로 성장해 다시 만나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은 20227,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판타지아 필름페스티벌 2022’에 초청됐는데 전 세계에서 출시된 장르물을 공개하는 영화제에 드라마 시리즈가 상영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합니다. 편집자 주

Q. 원작이 유명하면 인지도가 장점인 반면, 각색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구해줘>, <이미테이션> 등 원작이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프로젝트를 조금 더 안정감 있게 진행시키고 싶은 프로듀서의 욕심이죠. 제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오리지널 창작보다는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한 원작을 갖고, 논의하기 좋은 구조로 가겠다는 것. 그리고 채널, 플랫폼, 스튜디오 등 여러 사람들을 예측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는 이유로 원작을 선호했던 것 같아요

또 이유를 꼽자면, 드라마 기획을 한다고 했을 때 프로듀서로서 제가 제일 먼저 설득해야 되는 분이 작가거든요. 그런데 한국 드라마의 과거 폐해가 뭐냐면 작가님을 이길 수가 없어요내가 창조자고, 내가 이렇게 썼다는데, 내가 이렇게 재미있다는데 뭘 고쳐, 하는 식이었단 말이죠마치 문학 작품처럼요. 그렇게 프로듀서, 감독의 개입을 최소화해서 빨리빨리 잘 찍는 게 좋은 제작이라고 일컬어졌던 시절이 있었어요.

그런데 제가 케이블TV에서 드라마 하면서 누구 눈치를 보고 만드는 환경도 아니었고아예 원작을 완전히 해체하는 걸 허락해 주시는 원작자들도 만나서 작업해봤기 때문에 창업을 하고 난 뒤 리메이크나 혹은 원작을 가져다가 재해석하는 것에 대해서 일감이 좀 많이 왔었어요. 그렇게 <구해줘> 시즌1부터 만들게 됐습니다.

Q. <구해줘>도 원작이 있습니다.

<구해줘> 시즌1 기획을 시작할 때, 작가님이나 저나 한국 사회가 왜 이래?’라는 문제의식이 있었어요. 어떤 특정 정치 세력에 대해서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에서 한국은 마치 광신도 집단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학연, 지연, 혈연이 커뮤니티에 속해 있으니까 내가 안심하고, 또 도움을 바라고, 또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면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마치 종교 집단 같다. 지역 사회가 종교 집단의 축소판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마침, 저희 생각과 굉장히 유사한, 잘 짜여진 중편 사이즈의 <세상 밖으로>(조금산 원작)라는 웹툰을 발견한 거예요비교적 시리즈가 짧은 웹툰이어서 우리 식으로 해석하고 확장하기도 좋았고요여자 주인공의 구해줘라는 말에서 드라마 제목을 가져왔던 거죠



이하 내용 기사 본문 참조


원문 URL

다르게 간다, 그게 나의 길이다 (thescreen.co.kr)